1. 길리어드 사이언스(Gilead Sciences)
소소하지만 조금씩 미국주식을 시작하면서 미국 주식시장의 기업들에 대해서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흔히 알고 있는 테슬라,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알파벳 등은 알고 있었지만 처음 들어보는 생소한 기업들이 엄청 많고 또한 그 기업들이 각 산업분야, 시장에서 우수한 경쟁력을 가진 기업들이 많다는 걸 알았습니다. 길리어드 사이언스라는 회사도 그런 회사 중 하나입니다.
길리어드 사이언스는 1987년 미국 캘리포니아주 포스터 시티에서 설립된 바이오제약 기업으로, 감염병 치료제 개발에 특화되어 성장해 왔습니다. 이 회사는 처음부터 신약 개발을 통한 혁신적인 치료법을 목표로 삼았으며, 특히 항바이러스 치료제 분야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창립자인 마이클 L. 리오던(Michael L. Riordan)은 생명공학과 화학 연구를 접목하여 보다 효과적인 치료제를 개발하고자 했으며, 그 결과 HIV/AIDS 치료제와 C형 간염 치료제 개발에서 세계적인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수많은 기업들이 각자의 서비스를 제공, 제품을 판매함으로서 수익을 창출하고 있습니다. 어느 기업은 무기를 생산하고, 담배를 생산하는 기업들도 있습니다. 물론 그 기업들이 나쁘거나 잘못된 것이라는 건 아닙니다. 하지만 그 제품과 서비스의 종점에서 누군가는 피를 흘리고 건강을 해치기도 합니다. 똑같은 천 원을 번다면 사람들에게 더 좋은 영향을 주고, 건강을 주고, 행복을 주는 기업이 그래도 더 좋은 기업이고 투자도 이런 기업에 하는 것이 조금이나마 제 스스로에게 위안이 되고 마음이 편해지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렇다고 투자를 많이 할 수 있는 사람도 아닙니다.
2. 혁신적인 치료제
흔히 에이즈 HIV(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 라고 불리는 병이 있습니다. 제가 느꼈던 에이즈라는 병은 2000년대 초반만 해도 정말 무시무시한 병이라는 인식이 강했습니다. 뉴스나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에서 소개되는 에이즈는 백신도 없고 치료제도 없는 공포 그 자체였던것 같습니다. 죽음의 질병을 예방하고 통제가능한 만성질환으로 만든 기업이 바로 길리어드 사이언스입니다.
국제 과학저널 사이언스는 '2024년 올해의 혁신'으로 HIV(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 예방 성분 '레나카파비르'(lenacapavir)를 선정했습니다. 길리어드 사이언스사가 개발한 HIV 억제제로 연 2회 피하주사제 투입만으로 HIV-1 감염을 99.9% 막을 수 있습니다. 아프리카 여성과 소녀를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에서 100% 예방 효과를 보였고 이후 4개 대륙에서 진행된 후속 시험에서도 99.9% 효능을 보았다고 합니다.(출저:뉴스1)
오랜기간 수백만명의 목숨을 앗아간 에이즈라는 질병을 무력화시키는 엄청난 사건이라고 생각합니다. 신약을 개발하는 것은 마치 연금술과 같다고 생각됩니다. 엄청난 시간, 노력, 자본이 투입되지만 성공할 확률은 현저히 낮습니다. 임상 3상을 가기도 힘들고 또 간다고 해도 마지막에 좌절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이러한 환경에서 길리어드 사이언스는 엄청난 일들을 해내고 있습니다.
또한, C형 간염 치료제 ‘하보니(Harvoni)’와 ‘소발디(Sovaldi)’는 완치율이 95%를 넘어서며, C형 간염 치료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습니다. 최근에는 코로나19 치료제인 ‘렘데시비르(Remdesivir)’를 개발하여 팬데믹 대응에도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1) HIV/AIDS 치료제
길리어드는 HIV 치료제 시장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제품으로는 다음과 같은 항레트로바이러스제(ARV)가 있습니다.
- 트루바다(Truvada)
- HIV 감염 예방을 위한 PrEP(노출 전 예방요법) 치료제
- 전 세계적으로 HIV 확산을 억제하는 데 중요한 역할 수행
- 비레드(Viread)
- HIV 감염 치료제 및 B형 간염 치료제
- HIV 감염자의 바이러스 수치를 낮추는 핵심 치료제 중 하나
- 데스코비(Descovy)
- 트루바다를 개선한 차세대 HIV 치료제
- 보다 낮은 신장 독성과 골밀도 감소 효과 완화
길리어드는 지속적인 연구를 통해 HIV 치료제의 부작용을 줄이고, 장기 복용이 가능한 더욱 안전한 치료제를 개발하는 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2) C형 간염 치료제
길리어드는 C형 간염을 사실상 치료 가능한 질병으로 만든 혁신적인 신약을 개발했습니다. 대표적인 치료제로는 다음과 같습니다.
- 소발디(Sovaldi)
- 12주 치료 기준으로 95% 이상의 완치율 기록
- 기존의 인터페론 기반 치료법보다 높은 치료 효과 제공
- 하보니(Harvoni)
- 소발디의 업그레이드 버전으로, 간경화가 진행된 환자들도 치료 가능
- 한 알 복용 방식으로 환자의 복용 편의성 증가
이러한 치료제들은 C형 간염 환자들에게 새로운 희망을 제공했으며, 길리어드의 글로벌 제약 시장에서의 영향력을 더욱 확장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3) 코로나19 치료제 – 렘데시비르(Remdesivir)
길리어드는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동안 렘데시비르(상업명: 베클루리(Veklury))를 개발하여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습니다. 렘데시비르는 중증 코로나19 환자의 입원 기간을 단축시키는 효과가 입증되었으며, 긴급 사용 승인을 받아 여러 국가에서 사용되었습니다. 렘데시비르는 원래 에볼라 바이러스 치료제로 개발되었으나, 코로나19에 대한 치료 효과가 확인되면서 글로벌 팬데믹 대응에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되었습니다.
3. 사회적 논란과 기업 책임
(1) 약가 정책 논란
길리어드는 고가의 약가 정책으로 인해 여러 차례 논란이 되었습니다. 특히, C형 간염 치료제 소발디의 초기 가격이 12주 치료 기준으로 약 8만 4천 달러에 달해 많은 비판을 받았습니다.
이로 인해 의료 접근성이 낮아지는 문제가 발생했으며, 사회적으로도 많은 논쟁이 일었습니다. 이에 따라 길리어드는 일부 개발도상국에서는 제네릭 의약품 생산을 허용하고, 특정 국가에서는 약가를 인하하는 등의 조치를 취했습니다.
(2) 특허 및 독점 문제
HIV 치료제 트루바다의 특허 연장 문제도 논란이 되었습니다. 길리어드는 특허 기간을 연장하기 위해 기존 치료제의 약간의 성분 변화를 통해 새로운 특허를 신청하는 전략을 사용했으며, 이는 약가 인하를 원하는 환자 단체와 정부 기관의 반발을 불러왔습니다. 이러한 독점적 특허 전략은 길리어드의 수익성을 보호하는 중요한 요소이지만, 의료 비용 증가 문제로 인해 비판을 받기도 했습니다.
4. 미래 성장 가능성
길리어드는 지속적인 연구 개발을 통해 신종 감염병 대응 및 면역 치료제 개발에도 주력하고 있습니다.
(1) 항암제 및 면역 치료제 개발
최근 길리어드는 감염병 치료제 외에도 항암 치료제 개발에 집중하고 있으며, 다음과 같은 새로운 치료제 개발을 진행 중입니다.
- CAR-T 세포 치료제: 면역 세포를 조작하여 암세포를 공격하는 혁신적인 치료법
- 면역 조절 항체 치료제: 면역 시스템을 조절하여 암 및 자가면역질환 치료
(2) 신종 감염병 연구 및 백신 개발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길리어드는 차세대 항바이러스 치료제 연구를 더욱 강화하고 있으며, 향후 mRNA 백신 기술과의 협업을 통해 더 많은 치료 옵션을 제공할 계획입니다.
(3) 글로벌 시장 확대 전략
길리어드는 아시아, 유럽, 남미 등 글로벌 시장에서의 입지를 더욱 강화하기 위해 현지 제약사와의 협력 및 라이선스 계약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5. 향후 전망
길리어드는 항바이러스 치료제 시장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지속적인 연구 개발을 통해 감염병 치료 및 면역 치료제 분야에서의 리더십을 유지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향후 주요 성장 동력은 다음과 같습니다.
- 신종 감염병 대응 치료제 개발
- 항암제 및 면역 치료제 연구 확대
- 저개발국 대상 의약품 공급 확대 및 의료 접근성 강화
길리어드는 글로벌 바이오제약 업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으며, 지속적인 연구 개발과 사회적 책임을 균형 있게 고려하는 것이 향후 기업의 성장과 지속 가능성을 결정짓는 핵심 요소가 될 것입니다.